조선일보는 적잖은 사람들이 보는 국내 언론이다. 조선일보는 2000년대 들어서도 매출 기준으로 신문 업계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2011년 매출순위에서 동아일보에 한차례 1위를 내어준 것을 제외하면 항상 1위였다.), 이는 적잖은 한국 사람들이 조선일보를 소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조선일보의 경우 특히나 한국의 우익 보수층들이 많이 보는 언론이며, 대내외적으로도 보수주의 성향을 공개적으로 표방하는 언론이다. 신문의 논조와 정치적 성향은 국내의 제도권 신문들 중 가장 강경한 보수주의·우파·반공주의로 정의 내려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조선일보의 성향은 현재 이들이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현재 조선일보가 운영하는 유튜브는 2024년 6월 28일 기준으로 보아도 구독자가 152만 명에 달할 정도로 적잖은 이들이 보고 있다. 조선일보가 운영하는 방송 중 하나인 ‘김광일쇼’의 영상을 하나 보자. 2024년 3월 2일 조선일보 유튜브가 올린 ‘김광일쇼’ 영상 중 하나는 “ “‘종북 숙주’ 이재명”…”민주당 통진당화 이미 사실””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제목만 보더라도 조선일보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정치인 중 하나인 이재명을 대놓고 ‘종북 숙주’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조선일보의 정치적 성향을 잘 보여주는 예시일 것이다.
조선일보의 반공 우익적 색체는 이들의 국제정세 사설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2024년 6월 26일 이용수 논설위원이 게재한 기사인 “[태평로] 푸틴 취임식 참석하고 뒤통수 맞는 외교 – ‘유사시 자동개입’ 북·러 조약… 낙관론 펴다 헛다리 짚은 龍山 최악에 대비하는 게 안보인데 러시아 기만 전술에 넘어갔나”를 보자. 사설은 “외교가와 학계에선 ‘북·러가 소련 시절 군사 동맹을 복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고, “한국 대러 외교의 실패를 의미했다.”고도 말했다. 또한, 기사는 초반부에 “푸틴은 국제형사재판소가 체포 영장을 발부한 전범(戰犯)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의 보이콧 요청에 자유 진영 전체가 괜히 응한 게 아니다.”라고 썼다. 또한, 사설은 “예전의 러시아가 아니다. KGB 요원 출신인 푸틴은 ‘소련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법 위반, 거짓말, 속임수, 사실 은폐 따위를 예사로 해치워야 한다”는 레닌의 교시를 따른다.”라는 말도 언급했다.
앞서 언급한 기사에서 표현된 단어와 논조를 보면, “한국이 러시아와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기만전술에 한국이 넘어간 게 아닌가.”라는 의심을 하고 있고, “현재 북한과 러시아가 과거의 동맹관계를 부활”시키려 하고 있으며, “북한과 협력하는 푸틴은 전범이기에 이에 맞서 자유세계가 우크라이나 보이콧 요청에 응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조선일보의 보도는 다른 의미에서 큰 문제점과 편향성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조선일보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올해 기사와 영미 연합군의 예맨 공습에 관한 올해 기사를 살펴보자.
2024년 1월 13일자 “미국, 예멘 후티 반군 공격 하루 만에 추가공습 실시”라는 기사를 보자. 이 기사에 따르면, “미군이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능력을 약화하기 위해 예맨 내 약 30곳을 공습한지 하루 만인 13일 새벽 후티 반군에 추가 공습을 실시하고 있다”고 나온다. 이와 더불어 기사는 “미국과 영국이 서방 다국적 함대를 편성해 예맨 국토 곳곳을 미사일로 폭격 했다.”고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또한 이 기사는 “지난해 10월 이후 이스라엘과 전쟁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를 지지한다며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잇달아 공격한 예멘의 이슬람 무장 단체 후티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라고하며 영미 연합군의 예맨 공습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2024년 3월 23일 또 다른 조선일보 기사인 “美 ‘후티 거점’ 예멘 본토 타격…수도 공격받았다”를 봐도 이와 같은 비슷한 논조를 확인할 수 있다. 관련 기사 전문을 인용하겠다.
“미군이 홍해에서 도발을 이어가는 후티 반군을 겨냥해 예멘 본토를 타격했다고 22일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예멘에서 후티 반군이 장악한 지역의 지하 저장 시설 3곳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타격은 미국이 자기 방어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CENTCOM은 설명했다. 미 당국자는 이날 홍해에 투입된 USS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에서 전투기들이 출격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영상에서는 이날 예멘 수도 사나에서 폭발음이 나고 공습이 목격됐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 세력 하마스 사이에 전쟁이 발발한 후 중동 지역에선 반(反)이스라엘·친이란 세력과 서방국가들의 충돌이 빈번히 발생해 왔다. 특히 친이란 무장세력인 후티는 홍해상에서 이스라엘을 포함한 서방 선박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왔다. 미국은 홍해 안보를 위해 다국적 함대를 꾸려 대응하는 한편 지난 1월부터는 영국과 함께 예멘 내 후티 군사 시설을 공습하고 있다.”
기사는 로이터 통신을 인용하며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예멘에서 후티 반군이 장악한 지역의 지하 저장 시설 3곳을 공격했다고 발표”했고, “홍해에 투입된 USS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에서 전투기들이 출격했다”는 미 당국자의 말도 인용했다. 이와 더불어 소셜미디어 영상에서 예맨 수도 사나에서 폭발음이 나고 공습이 목격됐다는 주장도 했다. 조선일보는 미국 항공모함이 예맨을 폭격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 세력 하마스 사이에 전쟁이 발발한 후 중동 지역에선 반(反)이스라엘·친이란 세력과 서방국가들의 충돌이 빈번히 발생”했고, “특히 친이란 무장 세력인 후티는 홍해상에서 이스라엘을 포함한 서방 선박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당한 대응으로 미국과 다국적 함대와 군사력이 응징한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공습을 다루는 조선일보의 태도는 어떨까? 이를 비교해서 본다면 기사의 논조가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2024년 3월 21일 조선일보 기사인 “러시아, 우크라 수도 ‘미사일 공습’…40여일 만”을 보자. 이 기사의 전문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러시아가 현지시간 2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최소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키이우를 겨냥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은 44일 만이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오전 키이우에 있는 주거용 건물과 상업 시설, 유치원 등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로 인해 10대 청소년을 포함해 최소 10명이 다치고, 건물과 차량이 화재에 휩싸이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세르히 포프코 키이우 군사행정청장은 “현재 모든 구조대가 현장에서 미사일 잔해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앞의 기사 전문을 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고, 이로 인해 민간인 최소 10명이 부상당했음을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가 미사일로 공습한 곳이 키예프에 있는 주거용 건물과 상업 시설, 유치원 등이라고도 언급한다. 놀랍게도 앞서 인용한 후티군에 대한 영미 연합군의 공습과는 표현과 논조가 너무나도 다르다. 영미 연합군의 공습은 예맨의 도시와 수도를 폭격했음에도 민간인 사상자와 민간 시설 피해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공습은 2003년 이라크 전쟁 초기 바그다드 공습에서처럼 민가를 가리지 않고 폭격을 한다. 1999년 코소보 내전에서도 미국은 항공모함을 동원해 코소보 수도를 무차별 공습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후티 공습 관련해서도 민가 폭격과 피해가 분명히 있을텐데도 조선일보는 이에 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만약 예맨 공습으로 민간인들이 죽은게 확인된다면, 조선일보가 푸틴을 전범으로 규정하듯이 미국의 조 바이든도 전범으로 규정할 수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절대 그런 주장은 하지 않는다. 근거가 명백해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조선일보의 국제정세 관련 보도는 여러 지점에서 문제가 많고, 편향성을 보인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조선일보를 비판적으로 봐야하는 것이다.
글: 김남기 (전국노동자정치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