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한미 정상은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지난 7월 한미 핵협의그룹(NCG)에서 합의한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이하 “한미 핵작전 지침”)을 추인하는 성격의 성명이었다. NCG는 차관보급 협의체이다. 대관절 “한미 핵작전 지침”이 무엇이길래, 차관보급에서 합의한 내용을 대통령이 공동성명 형식으로 추인한 것인가.

“한미 핵작전 지침”은 무엇인가
대통령실은 “한반도 핵운용에 있어서 우리의 조직, 인력, 자산이 미국과 함께하는 확장억제로 진화”한 것으로 평가하고, 윤석열 역시 “한미동맹은 명실상부한 ‘핵기반 동맹’으로 확고하게 격상”되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 설명이 없어 ‘핵기반 동맹’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한미 핵작전 지침”이 합의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확실한 핵우산 공약을 받아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과연 그런가? NCG가 이 지침에 대한 문서 검토를 완료한 시점은 세 번째 NCG가 열렸던 지난 6월 10일이다. 한미의 NCG 대표들이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실을 공개했다. 아래는 양측 대표들의 중요 발언이다.(밑줄은 필자의 강조)
조창수 한국측 대표(국방부 국방정책 실장) : 오늘 회의에서 양측은 NCG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반도와 역내에서의 확장억제를 제고하기 위한 지속적인 양자 협의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조창수 대표 : 한반도상 한미 CNI, 즉 핵 재래식 통합을 위한 공동기획과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미국의 핵 작전에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을 통합하는 것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동맹의 억제 및 대응 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한다는 데 공감했다.
비핀 나랑 미국측 대표(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 대행) : 한미는 보다 활발한 대화를 통해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한 워싱턴선언에 명시된 한미 공동의 공약에 기여하는 다수의 NCG 관련 임무를 규정하고 이행했다.
비핀 나랑 대표 : 한미가 함께 합의해서 만든 CNI 개념에 따라서 저희는 다양한 CNI와 관련된 옵션들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이 CNI 옵션들을 상황으로 상정해서 향후에 TTS와 TTX 등 다양한 한미 간의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비핀 나랑 대표 : 진정으로 해당 공동지침 문서는 항구적이고 영속적인 양국의 협의체로서의 NCG의 위상을 제도화시키는 것이며, 한미가 동등한 파트너로서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확장억제 노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상의 발언들을 통해 우리는 “한미 핵작전 지침”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핵작전 지침은 미국의 핵전력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을 통합하고(CNI), 향후 통합을 완성하고 통합 능력을 제고하는 다양한 활동(훈련과 교육 등)의 가이드라인이다.
둘째, 이 지침에서 목표로 하는 미국 핵전력과 한국 재래식 전력의 통합을 통한 확장억제의 대상 지역은 “한반도와 역내”이다. 즉 한미 확장억제는 “북한 위협” 뿐 아니라 “중국 위협”까지 포괄한다.
셋째, 이 지침은 항구적이며 영속적인 지침의 성격을 갖는다. 차관보급 회의 결과인 “한미 핵작전 지침”을 한미 정상이 공동성명 형식으로 추인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윤석열 정부의 좌절된 꿈
이 지침이 합의되고, 이를 추인하는 한미 정상의 공동성명마저 발표되자 7월 12일 나온 윤석열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은 상당히 고무되어 있었다.(밑줄은 필자의 강조)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 미국 핵자산에 전·평시를 막론하고 (북핵 억제와 북핵 대응을 위한) 한반도 임무가 특별히 배정될 것임을 확약했다.
국방부 관계자 : 그간 재래식 전력에 기반을 뒀던 한·미동맹을 확고한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했다. 비핵 국가로 양자 차원에서 미국과 직접 핵 작전을 논의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다.
그러나 비핀 나랑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아니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 <중략>우리 체계에서는 특정 임무나 목표에 특정 무기를 배정하지 않는다.”라면서 김태효의 발언을 부인했다. 또한 같은 인터뷰에서 “미국 대통령만이 미국 핵무기의 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라고 하여, 한국과 미국이 핵작전을 논의하게 되었다는 국방부 관계자의 발언도 부인했다.
비핀 나랑은 오히려 “확장억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는 동맹국들의 재래식 지원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그 대응이 어떤 모습일지 조율해야 한다”면서 “핵작전 지침”이 미국의 핵작전을 위해 한국의 재래식 전력의 지원 능력을 제고하고 조율하는 가이드라인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인터뷰에서 비핀 나랑은 6월 10일 기자회견에서 본인이 언급한 “동등한 파트너” 발언의 의미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규정했다.(밑줄은 필자의 강조)
내가 동등한 파트너라고 말한 것은 미국의 핵 작전에 대한 한국의 재래식 지원을 조율하는 능력을 높였다는 의미이다.
미국이 “핵작전 지침”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한국의 방어에 대한 미국의 핵전력 지원”이 아니라 “미국의 핵작전에 대한 한국의 재래식 지원”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혹여라도 한국 당국자들이 “핵작전을 논의하는 동등한 파트너”로 해석하는 여지를 없애버린 것이다.
애초 윤석열 정부는 “한미 핵작전 지침”을 한미 작전계획에 반영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이는 윤석열 정부의 헛된 꿈일 뿐이다.
“핵작전 지침”은 한미 공동의 지침이 아니다. 미국의 지침을 한국이 수용한 것에 불과하다. 미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할지 여부는 여전히 미국의 결정 사항이다. 미국은 핵우산 제공 여부를 사전에 결정하여 동맹국에 약속할 리 만무하다.
‘한미 핵작전 지침’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분명한 한 가지는, 그곳이 어디가 되었건, 미국의 핵전쟁이 발생하면 한국의 재래식 전력이 미국의 핵전력을 지원한다는 사실이다. “한미 핵작전 지침”은 미국의 핵전쟁에 한국이 자동으로 연루되는 장치일 따름이다.
글: 장창준 (민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