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 푸코, 롤랑 바르트, 자크 라캉, 알튀세르 등이 주도한
지금까지 가장 기교적이고 가장 난해하다고 평가되는
구조주의 철학의 방향이 드디어 칼 마르크스 궤도에서 이탈했다.”
‘프랑스 좌파지식인들의 전향공작’이라는 CIA 비밀보고서를 읽는데
베를린의 한 병원지하실 창고에서 머리와 손발이 잘린
로자 룩셈부르크의 시신이 90년만에 발견되었다는 외신이
라디오에서 조용히 흘러나온다.
오전에는 수렵, 오후에는 천렵, 저녁에는 소몰이
저녁 식사 후 하루를 성찰한다는 마르크스의 ‘저녁이 있는 삶’은
그래서 아침 없는 삶만큼이나 암담하고 참혹하다.
동방박사들이 로마왕의 체포를 피해 별을 따라 갔던 길을 버리고
다른 길로 돌아온 그때부터 이미 인간의 꿈은 사라졌는지 모른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하던 나는 내 갈 길을 간다.
별을 따라 가고 그 별을 따라 다시 돌아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