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극화논평

‘북한군 파병설’, 전말顚末과 전망

70

1. 들어가며: 북한군 파병관련 푸틴의 답변

사실상 결론이기도 한 것을 서두에서 먼저 보고 들어가기로 하자. 10월 24일 브릭스정상회담 기자회견 석상에서 처음으로 푸틴이 북한군 파병 관련 미국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사실상의 러시아 공식입장을 최종확인했다. 오해의 여지가 없도록 전문 번역했다.

“질문: 대통령님, NBC뉴스, 키어 서몬스기자입니다. 위성사진은 북한군대가 여기 러시아에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이것이 우크라전쟁의 대규모 확전escalation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까? ( 질문의 후반부는 미 대선에 관한 것임)

답변:(푸틴) 네 글쎄요, 당신 질문의 첫번째에 대해 말해 봅시다. 만일 그런 위성사진은 글쎄요 뭔가 심각한 것입니다. 만일 사진등이 있다면, 그것은 뭔가를 알려주는 것이겠죠.

우크라전쟁이 확전되게 된 것은 러시아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에 당신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싶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그 누구, 그 무엇보다도 미국이 지원한 2014년 쿠데타때문입니다. 미국은 이 쿠데타를 지원하고 조직하기 위해 돈을 얼마 썼는지를 심지어 공공연하게 선포하고 다녔습니다. 이것은 확전으로 가는 길이 아니었나요? 그 뒤 8년 동안 우리 모두는 우크라이나 분쟁을 민스크 협정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국 기만을 당했습니다. 아마 당신은 이후 다수의 유럽지도자들이 이것이 우크라이나 군을 재무장하기 위한 시간벌기용이었다고 즉 공공연하게 자신들이 우리를 속였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말인가요?

전쟁이 확전으로 가는 또 다른 길은 유럽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정권에 무기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나토군대의 직접 참전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인기를 흑해에 보내 정찰 작전을 수행하고 있을 때 우리는 어떻게 그리고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가 거기에 있으며, 나토국가들이 어떻게 개입하고 있으며 어떻게 그것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군사교관들도 이것이 해당됩니다. 이들은 용병이 아닙니다. 이들은 군사 교관입니다. 이는 스트롬쉐도우, 어테이컴스등등과 같은 정밀유도미사일에도 해당됩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서방의 정보가 없이는, 목표물을 공유하지 않고서는 이것을 할 수가 없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나토장교들의 직접 개입을 통하지 않고서는 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자 이제 우리와 북한과의 상호관계에 대해 보자면, 우리는 전략적 동반자조약을 오늘 비로소 비준했습니다. 북러 조약에는 제4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지도부가 이 공약 및 이행과 관련 매우 진지하다는 점에 대해 조금도 의문을 갖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약 4조와 관련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할 지, 무엇을 결정할 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전략동반자조약의 4조 이행과 관련 대화를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프로세스를 어떻게 시작할지 우리의 우방인 북한과 접촉할 것입니다. ]

우리 러시아군은 매우 확고하게 진군중입니다. 이는 잘 알려져 있고 아무도 이를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러시아군의 진군은 모든 접촉선에 걸쳐 일어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 쿠르스크방면에서도 적극적인 작전이 진행중입니다. 쿠르스크를 침공한 우크라이나군의 일부 즉 약 2천명의 군대가 봉쇄되었고 포위되었습니다. 이 부대를 구하기 위해 안팎에서 시도가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이 병력을 제거하기 위해 작전을 개시했습니다.“

한국 나아가 서방의 언론은 특히 푸틴의 첫마디를 푸틴이 파병 “부인 안 해”로 해석했다. 푸틴마저 파병을 인정했다는 식으로 몰아갔다. 하지만 <뉴스토마토>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귀화 러시아인 일리야 교수는 이 위성사진과 관련 국내언론 보도는 ‘오역’이라고 분명히 지적했다. 푸틴의 해당발언은 미 기자의 위성사진운운에 대한 ‘조롱조’의 반박이라는 것이다. 일리야 교수의 의견이전에 주로 그 뉘앙스와 관련해 나는 두 분 정도로부터 러시아어 해석관련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Снимки — они вещь серьезная, если есть снимки, значит, они чего-то отражают”, — заметил Путин.

“영상이 장난은 아닐 테니, 영상이 있으면 거기 뭔가 있겠죠~”

“사진은요 – 그건 사진이라면 심각한 일이네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뭘 모방하긴 한건데요(베꼈네요).”

즉 푸틴 답변의 첫 문장은 어떻게 보더라도 푸틴이 ‘파병 인정’ 혹은 ‘파병 부정안 해’, ‘푸틴, 북용병 시인’따위로 이해될 말은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오히려 한국언론의 참담한 문해력만 폭로했을 뿐이다. 설사 러시아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답변의 핵심에 해당되는 위 인용문 [ ] 부분과의 조응관계를 감안한다면 어렵지 않게 ‘부정안 해’라는 해석이 가능하지 않음을 간파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된다.

푸틴대통령은 카잔 기자회견이후 다시 러시아-1TV 채널의 ‘60분’ 프로그램에 출연, 올가 스카비예바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이렇게 말했다.

“모스크바와 북한이 군사 지원 제공에 관한 포괄적 전략동반자협정 조항을 적용할지 말지의 여부와, 적용한다면 어떤 방법이 될지 등의 사항은 양국이 스스로 결정할 것”이다.(출처: TACC, 번역 문정옥)

기본적으로 카잔 기자회견에서 한 말을 재확인한 셈이다. 그리고 이 말은 크레믈린 대변인이나 국방장관등이 한 말이 아니라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한 말이기 때문에 다른 해석의 여지는 없다. 즉 러시아의 최종 방침이란 말이다.

여기서 푸틴이 밝힌 북러간 안건은 이렇다, (1) 북러 동반자조약 제4조를 적용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여부 (2)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 즉 무기제공인지, 아니면 병력제공 즉 파병인지 여부. 이미 이와 관련 러시아의회에서 이 조약이 비준동의된 바로 그 날, 이 문제를 조약에 정해진 ‘상호협상통로’를 통해 협의하기 위해 북한당국과 접촉할 것이라고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그대로 이 현안은 진행될 것이다. 여기서 어떤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조약이 예정한 국내법적 절차에 따라서 이후 과정도 진행될 것이다.

이 정도의 해석은 ‘정상적인’ 즉 평균치의 지능을 소지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문제는 ‘거의 전부’의 한국언론이 이 정도 평균치의 문해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좀 과장되었다고 해도 부디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지금 한국언론의 상태는 매우 심한 중증이라 달리 나은 표현법을 찾지 못하겠다. 한국언론 거의 모두는 내가 위 발언중 [ ] 부분을 일치단결해서 사실상 삭제처리했다. 아니 그래도 일국 대통령의 발언인데 그렇게 마구 삭제하면 되겠나, 그게 말이 되냐고 묻지 마시길 바란다. 그렇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푸틴 말처럼 러시아 의회가 오늘 북러조약 비준안에 동의했다. 나는 러시아법 전문가가 아닌 지라, 조약의 국내법적 수용에 관한 러시아의 법절차를 모른다. 하지만 대륙법 계열의 일반상식에 비추어 의회의 비준동의와 함께 북러조약의 국내법적 효력이 비로소 발효된다고는 말할 수있다. 그런데 이제 하원인 국가두마의 비준동의이후 이 안은 상원인 연방협의회에 넘어가 있는 것이라고 보인다. 북한의 인민최고회의에서 이 안건이 상정되었는지는 현재 확인할 수가 없다. 양국이 모두 국내절차를 완료하고 비준서를 교환하면 이 조약의 발효를 위한 조건이 모두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북러 포괄적 전략동반자조약의 해당 조문을 보자.

“제3조 쌍방중 어느 일방에 대한 무력침략행위가 감행될수 있는 직접적인 위협이 조성되는 경우 쌍방은 어느 일방의 요구에 따라 서로의 립장을 조률하며 조성된 위협을 제거하는데 협조를 호상 제공하기 위한 가능한 실천적조치들을 합의할 목적으로 쌍무협상통로를 지체없이 가동시킨다.

제4조 쌍방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조약은 상호방위 협력과 관련 제3, 제4조 2개의 조항을 설치하고 있다. 이전 북소, 북러간 1961년, 2000년 조약과는 달리 제3조를 설치한 점이 과거의 조약과 다르다. 그리고 제4조는 1961년 조소조약의 해당 조문을 그래도 가져 왔다.

그래서 보자면 제3조 ‘직접 위협’이 있을 시, 어느 일방의 요구에 따라 ‘쌍무협상통로’를 지체없이 가동시켜야 한다. 그런 뒤 이 위협이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전쟁상태’로 발전하면, 유엔헌장 51조 ‘개별적 및 집단적 자위권’ 조항1)과 북, 러 각국의 국내법적 절차를 마친 후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원조’를 제공해야 한다. 한미방위조약과 차이가 있다면, 북러간 조약의 의무 즉 ‘군사적 및 기타 원조제공’은 강행규범으로 영어로 보자면 ‘shall’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최고수준의 강행 의무를 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데 제4조는 그 문언의 의미상 반드시 국내법적 절차에 준해야 한다. 현재 북, 러 각국의 조약상의 의무이행 즉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이행하기 위한 어떤 국내법적 절차가 있는 지는 당장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약이 예정한 이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조약이 ‘모든 수단’을 상정하고 있기에 여기에는 살상무기를 포함한 군사장비 그리고 나아가 병력이 포함되는 것도 역시 분명하다. 그와 동시에 조약 제3, 제4조 모두는 체약국 각자가 외부로부터 군사적 공격 즉 ‘무력침공’을 받았을 때 이 조항이 발동됨을 전제하고 있음에 즉 ‘방어적’ 성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제 푸틴이 언급한 북한과의 ‘관련 대화’ 혹은 조약문의 문언으로 표현하자면 ‘쌍무협상통로’의 지체없는 가동을 개시해 보자. 양국이 회동한 자리에서 먼저 ‘위협’의 구체적 내용과 정도 그리고 필요한 지원의 폭과 수준 등등이 논의될 것이다. 쌍방간 어느 정도 합의에 도달한다면 각국은 정해진 국내법적 절차가 소진된 이후 이의 집행에 들어 갈 것이다. 예컨대 여기에 파병이 포함된다면 파병 혹은 무기지원이라면 무기의 이동등 말이다.

현재 북러중 어느 일국이 조약이 상정한 ‘무력침공’을 주장할 수 있는 경우는 러시아의 ‘본토’ 쿠르스크가 특별히 해당될 것이다. 왜냐 하면 이 침공군의 구성을 본다면 아조프여단등 우크라이나군뿐만 아니라 영국특수부대, 프랑스 외인부대, 미국, 폴란드, 조지아등의 ‘용병’이 포함되어 있음이 확인되고, 나아가 육안으로도 식별가능한 이들 침공군의 장비는 명백히 나토군의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림. 쿠르스크 침공군의 구성 (출처: https://x.com/simpatico771/status/1845331009912312141)

따라서 종합적인 전황과 러, 우크라 상호간 전력을 평가해 볼 때, 도저히 러시아군의 병력이나 화력만으로 이들 침공군을 저지할 역량이 안 될 경우가 있을 것이다. 아니면 현재 약 5만정도로 평가되는 쿠르스크 방면 러군이 총 3만5천 정도로 평가되는 침공군의 전부와 현재의 상태를 보건대 자력으로 충분히 격퇴가능한 지 여부도 평가할 것이다. 나아가 전선 전체의 전황상 러시아군의 소모율이 현재 130만 상비군, 50만의 예비병력, 월3만으로 평가되는 자원병 상황과 비교해 타국 군대의 지원이 필요한 것인지도 평가할 것이다.

즉 이 모든 것이 즉시 가동된 ‘쌍무협상통로’에서 평가, 결정되고 그래서 북한군 대러파병이 결정되면 비로소 이 때 북한군의 이동이 시작될 것이다.

북러 조약의 문언과 그 취지에서 보건대, 북한군 파병은 김정은이 가라고 해서 내일 당장 가고, 푸틴이 오라고 해서 모레 도착하는 그런 것이 아닌 것이다. 푸틴말에 따르면 북러동반자조약은 10월 24일 하원 비준되었다.

2. 그렇다면 북한의 대러 군사지원(파병, 무기등) 가능성은?

그림 2. 연합뉴스의 푸틴 해석

정부와 한국 언론 전부가 대동단결해서 나선 북한파병설은 사실상 파탄을 맞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우리는 누가 ‘거짓의 편’에 부역했는지 아주 또렷이 볼 수 있었다. 이는 진보와 보수, 여와 야 따위의 문제가 아니다. 그저 참과 거짓의 문제일 뿐이다.

가짜 뉴스가 전파되는 과정은 20세기 초의 가장 중요한 저서로 내가 꼽는 <군중심리>라는 책에서 저자 드 봉이 설파했던 바로 그것이었다. 그들은 ‘감염’될 뿐이었다. 국정원과 우크라의 비밀 군정보국이 제작한 가짜 뉴스에 그들은 ‘감염’되었을 뿐이다. 이성과 합리적 소통은 완벽히 제거되었고,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마구잡이로 던져대는 우크라 군정보국의 조작된 영상과 쪼가리 뉴스를 승냥이떼처럼 몰려 다니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 과정에서 한국언론은 한 때 진보를 자처했던 매체도 포함, 언론의 기본중 기본 즉 ‘검증’이란 절차를 완벽히 망실했다. 그렇게 한국 언론민주화의 저 찬란한 전통을 한순간에 헌신짝처럼 내던졌던 것이다.

어떤 결정이 내려질 것인지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군사적 협력사안이기때문에 현 전장의 상황이 가장 먼저 고려될 것이다. 파병도 당연히 그 고려사항에서 뺄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와 관련 국정원이 북파병설을 발표하던 날 나는 아래 의견을 언급한 바 있고, 지금도 이 결론을 유지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아래 그 근거를 설명해 두고자 한다.

“분명 북러간의 군사적 동맹관계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쿠르스크는 나토등에 의해 러시아가 공격받았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하지만 젤렌이[젤렌스키]가 철없이 떠드는 정도의 대규모 병력이동과 연간 생산량이 전장에서의 소요량을 커버하는 현재의 군수생산 조건에서 러시아가 포탄의 ‘절반’을 수입해야할 이유는 발견되지 않는다. … 그리고 물론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자신들의 신형무기 예컨대 ‘화성포11다’를 실험하고 나아가 미국산 무기의 실제 위력이나 약점을 확인하기 위해 러군과 일정수준의 인적교류를 했을 가능성은 상당하다. 그리고 일부 북한군 장교가 참관중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군사적 관점에서 현 우크라 전황에 비추어 젤렌이가 ‘철없이 떠드는’ 수준의 파병과 무기제공은 현재로선 가능성이 없다고 나는 본다.”

현재 8월 6일 시작이후 지금까지 쿠르스크전선에서의 우크라이나군의 상황은 암울하다. 러국방부의 주장에 따르면 침공군 26,000명 이상이 사상되었다고 한다. 분명 우크라군은 일시적인 작전상의 성공과 중장기적인 전략적 실패를 맞바꾼 셈이 되었다. 푸틴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것처럼 침공지역 북부의 ‘포켓’에 약 2,000명의 우크군이 포위고립되어있고, 지휘본부가 있는 수자에 대한 러군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침공 직후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도대체 러시아본토 침공의 전략적 목표가 무엇인지 이제는 더 이상 묻지도 않을 정도로 쿠르스크축선의 전투는 일방적이다. 특히 우크라군의 최정예병을 그것도 돈바스전선에서 차출해 투입함으로써 개전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돈바스 전선의 와해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쿠르스크축선에 이들 병력이 고착, 섬멸되는 동안 돈바스의 방어선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말이다.

그림 3. 쿠르스크 전황 (2024년 10월)

전반적인 전황은 양측의 사상자비kill ratio 에서도 확연하다. 영국BBC방송의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철저한 반러 매체인 <미디어조나Mediazona>의 러시아군 전사자통계를 보면 10월 현재 75,382명이다. 이 매체의 전사자통계는 거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확도가 매우 높다고 흔히 평가한다. 그래서 여기에 기초한 지금까지 러군의 사상자(전사자+부상자)수치는 대략 30만 명 전후로 추정된다.

그림 4. 러군 사상자 (미디어조나)

그리고 최근에 들어올수록 러군의 사상자수치는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다.

그림5. 우크라이나군 사상자(러시아 국방부)

반면 러국방부 수치에 따르면 우크라군의 일 사상자수는 2,200명으로 개전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쿠르스크전선의 경우 위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북부군관구’소속부대가 담당하고 있다고 할 때, 8월 6일 이후를 놓고 본다면 25,000명을 넘어선다. 게다가 개전이후 10월까지 우크라군의 손실(전사, 부상, 실종)치를 180만까지 잡고 있는 자료도 있다. 이를 다 믿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미디어조나>의 조사방법식으로 우크라에서 신고된 군의 장례식총수가 51만 7천에 달한다는 통계를 감안하면, 사상자수는 전사자의 3배로 잡을 때 총사상자수는 위 자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징집연령을 현 25세에서 그 아래로 잡아 18-24세까지도 징집하라는 미국의 요구가 강력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전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난 1월 17일자 <비지니스 인사이더>지의 보도처럼 매달 약 3만명의 자원병이 입대하는 러시아의 경우 통상적인 병력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언급되고 있다.

그림 6. 러군 자원입대자 (비즈니스 인사이더 2024년 1월 17일)

그림 7. CNN 2024년 3월 11일자

2023년 하반기부터 CIA의 북 콘테이너 1,000개설에서 6700(CNN 3월 11일자)개를 거쳐 최근 북러조약전후 1,3000개까지 북의 포탄지원량을 확대해 왔다고 흔히 말한다. 심지어 발수는 800만발까지 얘기되고 있다. 위 CNN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일 1만발 정도 발사한다고 한다. 그리고 포탄 생산량이 월 25만발 혹은 35만발 정도 된다고 하니, 연간생산량은 300-420만발 정도다. 그래서 서방전체보다 3배 더 많이 생산한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러시아‘만’의 포탄생산으로 연간 생산량을 감당할 수가 있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북한의 포탄 지원이 심지어 8백만 발에 달한다거나, 러시아 포탄생산량의 ‘절반’을 북한이 담당한다고 한다면, 실제로 러는 북한의 포탄만으로도 전선의 소요량을 커버한다는 말이 된다. 나로서는 북한의 포탄 지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시기에 따라 ‘정치적 이유’로 그 지원량이 임의로 늘고 준다면 그런 주장은 설득력을 읽을 것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포탄의 품질이 되겠는데 이런 측면에서 러시아의 기술자가 직접 투입된 기술협력과 협업 가능성일지 모른다.

그림 8. 북한, 러 포탄 절반 공급(더 타임즈, 2024년 10월)

그런데 여기에서 확인해 두어야 하는 것은 돈바스 전략요충지인 포크롭스크 공격을 앞두고 인공기와 러국기가 나란히 게양된 사진이 시선을 끈 적이 있다. 즉 일각에서 돈바스 지역에 출현한 인공기를 두고 북한군이 돈바스에 투입되는 얘기를 하는 데 이는 전혀 고려될 수 없는 일이다. 돈바스는 북러조약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원천배제된다. 왜냐하면. 북러조약의 적용은 외부로부터의 무력 침략을 받았을 때로 한정된다. 따라서 오직 쿠르스크만이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 주변에 쿠르스크이외 지역 특히 돈바스와 북한을 연결짓는 건 한마디로 북러조약에 대한 북러조약을 잘 못 이해한 셈이다.

3. 그렇다면 미국은 왜 처음엔 ‘확인불가’였을까?

한미‘신성’동맹은 불가침이다. 누구도 여기에 발을 디디거나 시비를 걸어서는 안 된다. 21세기 ‘소도’란 말이다. 이제 이 신성동맹을 확장하려는 마당이다. 일본까지 말이다. 그런데 도대체 윤석열정부는 여기에 도전하겠다는 말인가.

백악관이 말했다. 북한군이 우크라전쟁에 개입되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말이다.

미 아시아정책의 ‘차르’이자 중국주적론자인 미국무성의 부장관 커트 캠벨도 “러시아를 위해 북한군이 파병되었다는 우크라이나 주장을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미펜타곤도 말했다. 국방부 대변인 패트 라이더소장도 기자회견장에서 북한군이 러시아에서 싸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말이다.

나토 사무총장 루테는 이 모든 소란의 진원지인 젤렌스키와의 공동기자회견장에서 “현재 나토의 공식입장은 북한군이 현재 전투에 참전했다는 보고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뉴욕타임즈>는 10월 16일자 보도에서 미정보관계자나 군장교들은 상당한 숫자의 북한용병이 우크라이나군에 대항해 전투중이라는 우크라이나측의 주장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BBC> 역시 10월 16일자 우크라이나 키에프 특파원 기사에서 “현재까지 BBC는 그 정도 규모의 대규모 부대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편성되었다는 어떤 징후도 찾아 볼 수 없다”고 썼다. 또한 군사소식통을 통해 “몇 명의 a number of 북한사람이 도착”되었음을 확인해 주었지만 “그 어디에도 3,000명의 숫자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고 보도했다.

그렇게 보면 현재 전세계에서 북한군이 10,000명(우크라이나측) 혹은 12,000명(한국측)이 파병될 것이며 이미 1,500명이 도착해서 연해주 인근에서 훈련을 받는 중이라고 “확인”한 곳은 오직 우크라이나 군정보국과 대한민국 국정원외는 없다.

이 모든 것의 소스는 우크라이나 군정보국GUR과 문화부 산하 ‘전략소통 정보보안센터’이다. 이 GUR이란 곳은 부다노프가 국장으로 있는 데, 쉽게 말해 요인암살, 테러, 사보타지, 가짜 정보를 제작하는 곳이다. 그리고 특별히 저 ‘정보보안센터’라는 곳이 특히 페이크뉴스를 만드는 데에 특화된 곳이다.

그 출처가 전혀 불분명하고 그 내용마저도 확인될 수 없는 영상을 우크라이나군이 뿌리기 시작하자 특히 한국언론이 이를 대규모로 받아쓰기 하면서 이 소동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국정원은 새로운 정보라기보다 증거능력이 의심스러운 위성사진 몇 장에다 심야에 간첩선을 연상시키는 지도를 제시하면서 이것이 북한병력 밀수현장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우크라이나군이 그 근거가 박약함에도 이 ‘정보전’, ‘심리전’을 전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젤렌스키의 소위 ‘승리구상’이 나토구성국으로서부터 아무런 반응을 받지 못한데서 비롯된다. 그 내용자체가 허황되고 실현가능성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 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이 뒤집힐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젤렌스키가 ‘철없이 떠드는’ 대로 가다가는 러시아와 3차대전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나름대로 절박한 이유가 있다고 치고, 한국의 윤석열정부는 왜 이러는가. 대북 드론때문인가 아니면 남북한 긴장고조가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는 데 즉방이라고 믿기 때문인가.

10월 26일 한미일 안보실장 워싱턴 회의에서 재차 대우크라이나 무기지원 가능성이 재확인되고, 북의 개입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 사이 미국방부는 파병의 ‘증거’는 있는데, 그 목적은 모르겠다는 정도로, 국무부는 3,000명 파병이 사실이라는 식으로 한국을 거드는 모양새를 연출해 내었다. 이후 뉴욕타임즈는 우크라 ‘정부관계자 1명’과 미국 ‘정부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북한군 ‘수천명’이 쿠르스크에 드디어 도착했다고 보도하면서 미국무부를 지원했다. 그리고 10월 28일까지 최대 5천명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했다. 국무부는 처음 3천을 불렀다가 이후에 호가를 올려 5천까지 불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목적’은 불분명이라는 태세는 유지한 채였다.

그런데 심지어 김정은의 최측근이 파병군 사령관이고, 부대는 ‘폭풍군단’인데 이 부대가 바로 영화 ‘쉬리’의 바로 그 부대라는 둥의 기사가 등장한다. 그런데 쿠르스쿠 전장은 보병이 걸어서 뛰어다니는 전장이 아니다. 5,000명 전투원이 이 광활한 대지에서 전투를 하기 위해선 8인승 보병전투차량이 적어도 500대 그리고 전차 역시 못해도 100대 정도, 대포, 정찰장비, 드론등 수도 없는 장비가 있어야 한다. 그냥 병력을 보낸다는 것은 그냥 허황된 소설이다. 러시아 전차 빌려 탈까? 주한미군이 한국차 빌려타고 전투하지는 않을 거다. 장비없는 파병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껏 수백 건은 족히 될 북한군 파병 기정사실 기사가 나왔음에도 단 한건의 장비이동관련 소위 ‘증거’가 나온 적은 없다.

그런 점에서 장비없는 파병군인과 러시아 부대와의 ‘상호작전운용성interoperability’이 핵심중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한미합동군사훈련 전부도 이 개념에 맞춰져 있다해도 틀리지 않다. 한미와 비교해 북러간 작전운용성은 매우 낮다. 5천명이 현 전쟁의 전략적 변수가 될 가능성은 그냥 없다고 보면 된다. 굳이 우기자면 작전적 요인이 된다고 하겠지만, 장비도 없고, 언어도 모르고, 전투경험도 전무한 그런 부대는 자산이라기 보다 전장의 부채일 뿐이다. 지금 장비없이 겨울이 오고 있는 쿠르스크전선 그것도 우크라군과 나토군이 밀려나가는 전장에 북한군을 투입한다는 발상자체가 전쟁의 성격, 전장의 상태를 올바로 이해 못한 실로 무지의 광기라는 말이다.

4. 북한파병설의 ‘대안적’ 해석?

미하일 오누프리엔코라는 러시아의 한 논자는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왜 특수군사작전(러우전) 관련 북한군을 주제로 그렇게 활발한 논의를 진행해 왔는지 이제 알 것 같습니다.

한국은 자국의 군인과 장교들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한 것입니다.

한국은 열정적이면서도 미국의 충실한 동맹국입니다.

일본처럼 영리하지는 않지만, 우크라이나처럼 어리석지도 않으며, 무엇보다도 첨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남한은 첫 번째 한국전쟁 이후로 베트남 전쟁을 포함해 미국이 참여한 모든 군사 갈등에 참여해 왔으며, 그곳에서 잔혹성과 냉혹함으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남한은 특별 군사 작전 초기부터 거의 100만 발에 달하는 포탄부터 건조 식량까지 우크라이나에 다양한 군수품을 제공했으며, 드론 조립에 필요한 자재도 물론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투에 한국군이 직접 참여하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였을 뿐입니다.

지난주 한국 공군 제19비행단 소속 첫 16명의 조종사가 루마니아 미하일 코겔니차누 지역 근처에 위치한 나토 공군 기지에 도착했습니다.

한국은 전투 준비가 가장 잘 되어 있는 비행단의 첫 비행대를 전원 전쟁에 투입한 것으로 보이며, 곧바로 전투에 투입할 계획인 듯합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F-16 전투기도 몰도바 국경에 가까운 루마니아 페테슈티 공군기지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한국 조종사들이 그곳으로 이동하게 되면, 해당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에서 곧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것입니다.

F-16 조종사 외에도, 한국의 훈련 및 경공격기로 사용되는 T-50 조종사들도 미하일 코겔니차누 지역의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이 항공기는 오데사 항구를 방어하면서 ‘게란’ 드론을 요격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서방 블록 전체에서 실질적으로 경험 많은 조종사 예비군을 보유한 나라는 한국뿐입니다.

이 나라는 항공 전력의 전투 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NATO 기준을 유일하게 충족하고 있습니다.

독립적인 평가에 따르면, 현재 한국 공군에는 운용 중인 140대의 F-16 전투기에 약 170명의 현역 조종사가 있으며, F-15 2인승 모델에는 약 100명의 조종사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약 400명의 조종사가 근접 예비군으로 대기 중입니다.

따라서 현재 우크라이나에 실제로 조종사를 파견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바로 한국입니다.

루마니아에 155 전투비행대대의 거의 전원이 도착했으며,

123 전투비행대대(제20비행단) 일부도 도착한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은 매우 진지하게 전투에 임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조만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또 다른 확전을 위한 긴장 고조 시도를 목격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2)

그런데 잘 알려진 유튜버 머큐리스는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이런 관점을 이번에는 저명한 러시아 종군기자 마라트 쿨린 Marat Kulin의 보도에 의거 이렇게 알려주고 있다. 즉 ‘우크라이나의 F-16 계획은 완전 실패했고, 누군가 한국 공군 조종사로 대치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미 한국 조종사 1개 팀(a team of South Korean pilots)이 루마니아에 파견됐다. 그래서 북한군 우크라 파병설은 남한 공군의 우크라 전쟁 참여를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만든 이야기’라는 설명이다.3)

오누프리엔코가 언급한 글에 등장하는 부대를 확인해 보자. 충주에 주둔한 19전투비행단은 F16만으로 구성된 한국의 두 번째 큰 비행단이며, 예하에 155, 161, 162 전투비행대대가 있다. 이 중 155전투비행대대 전원이 나토최대 기지중 하나인 루마니아 흑해 연안 콘스탄차인근 미하일 코걸니세누 공군기지에 파견되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몰도바국경쪽에 좀 더 가까운 페테스티Fetesti 공군기지에는 한국 최대 비행단인 20전투비행단 예하 4개 전투비행대대인 120, 121, 123, 157비행대대중 123대대의 일부를 파견했다는 말이다. 페테스티 공군기지는 우크라의 F16 조종사훈련을 위해 개소된 곳이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확인한 바, 국회동의없는 전투비행단 파견은 불가능한데, F16 조종사 교육을 위한 교관 파견이라면 혹시 모른다는 정도의 의견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용병을 제외한 나토군은 거의 모두 ‘교관’이란 명목으로 우크라에 파병되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북한파병소동이 결국 우크라이나의 F16 조종을 위한 한국공군 ‘파병’의 구실거리를 찾기 위한 것이라는 다소 어이없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단 사실확인이 최급선무로 보인다.

5. 대러 노동‘인력’ 파견 가능성

푸틴의 지난 6월 21일 북러신조약 체결직후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기자회견 답변 영상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북한에 관련된 질문에 자신의 가족사 즉 나치에 포위되어 병든 형이 굶어 죽었던 경험을 북한과 비교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좀 부드럽게 표현해 북한에 대한 어떤 제재는 매우 이상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신도 아다시피 나는 레닌그라드 출신이다. 제2차대전과 대조국애국전쟁때 레닌그라드가 무엇을 겪었는 지 다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이는 봉쇄였고 그 결과 사람들이 굶어 죽었다. 아시다시피 그래서 나의 가족도 이로 인해 아픔을 겪었다. … 현재 북한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가.

당신은 북한 정권과 관련 본인의 태도를 원하는 대로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동이주labor migration와 관련 제재를 강제하는 것은 이상하다.

이로 인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가. 설사 매우 혹독한 경제적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어떤 가족이 자식들을 부양하기 위해 돈을 벌 기회를 가지지 못한 다는 말이다. 당신은 이로부터 무엇을 연상할 수 있는가? 이것이 과연 인간적인 것인가?“

가족사와 연관해 푸틴이 말한 ‘노동이주’에 대한 제재는 전혀 ‘인간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대통령의 이 말은 최종적인 것이다. 즉 북한의 노동자파견이 무슨 문제가 있고, 이를 제재하는 것은 ‘이상’ 즉 정상적이지 않으니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현재 대북한 유엔제재 이행을 모니터링할 일체의 기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러가 비토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유튜브 채널 <두란Duran>은 우크라전쟁 및 세계정세에 관한 아주 정평있는 토론과 논평이 오가는 곳이다. 나도 즐겨 체크하지만 꼭 권하고 싶다. 여기에 언론인 존 헬머가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질문: “최근 북한관련 생각을 알고 싶다.”(1:18분)

존 헬머: “북한의 전투병력에 대한 젤렌스키의 주장은 헛소리다. 그렇게 젤렌스키가 말하는 것은 새롭지 않다. 아마 이들은 북한의 건설노동자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전선후방에서 시멘트를 나르면서 진지강화공사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전투병력은 아니다. 나로선 지금 이것은 말도 안되는 <파이낸셜 타임즈>나 <뉴욕타임즈> 기타 등등의 특정한 프로파간다 라운드라고 본다.”

존 헬머는 현재 모스크바주재 최장수 서방언론인이다. 러시아 내부의 가장 깊숙하고 정통한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인데 <곰들과 춤을Dances with Bears>이라는 오래된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러시아의 깊은 속사정을 알고 싶으면 이 영문 블로그를 참고하면 된다. 그 어디와 비교해서도 차원이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헬머의 말에 근거하자면, 우크라언론이 주장하고 국내언론이 베껴쓴 18명의 북한군 병사 구금 어쩌고 기사는 북한 건설노동자일 가능성이 높다. 조작의 소스중 하나인 우크라 군정보국장 부다노프 조차도 11월 1일 도착예정이라고 했는데 어느 새 쿠르스크 인근까지 가서, 어느 새 ‘탈영’까지 했을까. 만에 하나 북한노동자나 기술자가 러에 있다면, 그것은 “파병”이 아니라 “파견”이고, “병력”이 아니라 “인력”이다.

6. 넘쳐나는 우크라이나 군정보국 컨텐츠

현재 한국에는 우크라군정보국이 던진 너무나 많은 쓰레기 컨텐츠가 넘쳐난다. 일일이 언급하기가 숨이 찰 지경이다.

그림 9. <키이우 인디펜던트>지 10월 22일자

그 중 가장 먼저 나온 것중 하나인 무엇인가를 줄 서서 배급받는 장면 영상을 보도하면서 전쟁중인 우크라의 <키이우 인디펜던트>가 10월 22일자 기사에서 언급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영상을 보급한 곳은 우크라 문화부산하 전략소통센터(SPRAVDI)였다. 여기에 대해,

“센터는 이 영상이 72시간이 지나지 않은 것이라고 했지만 영상의 입수경위를 특정하지 않았다. <키이우 인디펜던트>지는 이 주장의 진위를 검증할 수 없었다.”

즉 이 센터나 우크라군정보국에서 마구잡이로 살포한 영상 및 자료들 가운데 ‘검증’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하지만 한국언론은 이를 ‘사실’ 판단의 근거로 또한 함부로 유통했다. 전시 우크라이나의 매체만큼의 최소한의 단서조차도 붙이지 않은 채 말이다. 그렇게 한국언론은 일치단결해서 언론의 가장 기본중 기본인 팩트체크를 하지 않은 채 권력이 원하는 결론에 모든 것을 맞추어 나갔다. 이 거대한 ‘찌라시들의 합창’은 푸틴의 기자회견 발언의 해석에서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확증편향의 늪으로 자발적으로 뛰어 들었다.

우크라 전략소통센터에서 제공했다는 북한군 머리치수 문서가 북한군 파병의 증거라고 국내언론이 보도했다. 그런데 지금 그곳은 겨울인데 왠 여름모자 치수를 재고 있나. 심지어 러시아인을 통해 지인이 확인해 본 바로 러시아군의 여름용 모자는 프리사이즈란다. 찍찍이로 맞춰 쓰면 된다고 한다. 국내 모자 판매점도 이렇게까지 ‘섬세하게’ 치수를 재진 않는다. S M L XL 식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결정적인 제보도 등장했다.

일본에서도 이 모자 치수를 ANN이란 데서 ‘런던발’ ‘특종’ 보도했다. 국내에 보도한 그 증거라는 문서와 일본매체가 런던발 특종으로 보도한 그 증거라는 문서의 자형이 다르다. 한국에서 보도한 그 증거문서의 자체는 명조체 비슷한데, 런던발 증거문서는 고딕이다. 누가 봐도 확연히 다르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내용은 같은데 왜 자형이 다를까. 누군가가 손봐서 조작했다는 말이다. 한국에는 이것을, 일본에는 저것을 ‘공급’하고 있다는 말이다.

또 영상이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공급한 데가 <아스트라ASTRA>라는 러시아? 매체다. 이 번 영상의 아래에 음영처리된 곳을 보면 쉽게 인식이 가능하다. 이 아스트라라는 텔레그램 매체는 반러시아 친우크라 매체다. 그리고 자신들 스스로 잘알려진 러시아 반정부 매체인 메두자와 협업한다고 말한다. 메두자, 미디어조나 그리고 <모스크바타임즈>등을 러정부에선 해외간첩으로 본다. 기본적으로 영국외교부와 정보부의 자금을 받아 저 유명한 BBC등에서 돈을 배분해 주는 곳이다. 그리고 예컨대 <모스크바 타임즈>라고 해서 국내언론은 이를 모스크바에 있는 줄 안다. 아니다.

그림 10. 돈바스에서 잡혔다는 북한군의 첫포로. 우크라이나어를 구사.

리투아니아 리가에 있다. 리가는 이런 러시아 반정부 매체들이 모여 있는 메카다. 확인된 자금출처가 영국외교부이지 아마 미국 NED에서도 돈을 대고 있을 거로 보인다.

나는 이 모든 소동의 배후에 영국이 있을 거란 추측을 해본다. 알다시피 영국은 우크라전쟁의 확전과 속전을 진심 열망하는 나라다. 미국을 능가한다. 최근 우크라에게 대러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허하자는 안을 들고 바이든에게 결재?받는 과정에서 퇴짜를 맞았다. 상처가 깊다. 영국은, 영국엘리트는 지금도 자신들이 대영제국을 경영하는 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대러 원한 즉 루소포비아는 깜짝 놀랄 정도로 깊다. 이 대러 원한도 모르고 한국언론은 주로 영국언론을 즐겨 베낀다. 심지어 타블로이드도 베낀다.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 엠마누엘 토드가 영국 엘리트의 이 원한을 가리켜 “선민으로서의 사라진 지위를 되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시도하는 소인국의 호전성Lilliputian bellicosity”이라고 일갈했다.

영국 정보부MI6는 이 번 쿠르스크 침공작전의 설계와 실행에도 매우 깊숙이 개입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군정보국GUR의 거의 모든 테러작전에도 거의 언제나 개입했다. 지난 봄 145명이 무참히 살해된 모스크바 크로쿠스 공연장 테러사건때도 러시아쪽은 영국 정보부의 ‘터치’를 의심한 적이 있다.

집단서방의 우크라지원 열기가 현저히 식어가고 전황은 암울한 상황에서 새로운 전주가 시급하다. 특히 최근 벼락부자가 된 한국은 남북한 분단상황을 이용 북한만 욕하면 금새 넘어온다. 심지어 파병도 불사한다지 않은가. 얼마 전 스페인 <엘파이스> 지 보도에도 나오듯 지금 우크라에 제일 시급한 것은 병력이다. 왜? 너무많이 ‘소모’되었기 때문이다. 거의 6개월 하루도 쉬지 못했다는 우크라 병사들의 명령불복종이 보고되고 있다. 이럴 때 대한민국 신병이 대신 뛰어 준다면 이 보다 좋은 일이 있겠는가. 저쪽 전방에 북한군이 있건 없건 중요치 않다. 게다가 한국인은 MI6는 몰라도 007이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소인국’ 영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은가.

현재 한국파병설에는 심지어 우크라의 네오나치 아조프 참모장까지 거들고 나섰다. 그리고 어설픈 “한글서비스”도 시작했다. 전황이 급박하다. 반면 서방의 지원은 갈수록 줄어들고 미국은 이제 이스라엘이 더 급하다. 하지만 뼈속까지 루소포비아인 영국은 다르다. 우크라인모두가 죽을 때까지 싸우라는 것이다. 하지만 힘이 딸린다. 영국 혼자서는 말이다.

그림 11. 우크라 네오나치 아조프여단 참모장의 트윗

줄서서 배급받는 영상을 두고 수업시간에 나의 베트남학생들에게 물었다.

“어느 나라 사람들 같냐?”

“잘 모르겠지만 동남아 사람 같아요.”

“잘 봐봐라…”

“미얀마 사람들이요.”

“라오스는?”

“미얀마 사람하고 라오스사람은 구분이 안되요.”

그러면서 한 학생이 핸펀으로 미얀마군인 영상을 보여줬다.

이 영상에 등장하는 줄서서 무언가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캡처해 봤다. 해상도가 떨어지지만 누구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영상이기에 직접 확인해 봐도 좋겠다. 주변에 지원업무를 하고 있는 병사들하고는 우선 육안으로도 충분히 구분된다. 그들 보다 피부색이 어둡고, 체격이 현저히 왜소하다.

현 전쟁에 부리야트인의 참전율은 약 4프로 대라고 한다. 약 87프로가 러시아인이다. 기본적으로 동시베리아에 거주하는 부라티야인은 몽골로이드라서 우리와 외모가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북시베리아에 거주하는 야쿠티야인(사하공화국)은 투르크 계열이라 생김새가 구분된다.

우리언론은 모두 모두 입을 모아 저 영상에 등장하는 일군의 군인 혹은 집단들이 국정원이 주장하는 1,500명의 특수부대원의 일원이라고 한다. 국정원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가 이들에게 무기는 물론이고, 부랴티야와 야쿠티아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전장에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대단한 상상력이다.

어떤가, 어찌 보면 간단하다. 저 검증된 적이 없는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과연 우리와 생김새가 같은 몽골로이드인 부랴티야인 혹은 투르크계인 야쿠티아인들과 같아 보이는가. 해상도가 낮아 100프로 확신을 갖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를 검증하는 일은 국정원과 우리 언론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입을 모아 이 사람들이 북한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영상은 기본적으로 ‘편집’된 것이다. 촬영 일시, 장소 그리고 주체등은 생략된 채 그리고 영상의 앞 뒤가 다 잘린 채 갑툭튀된 것이다. 27초만 찍었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특정 목적으로 찍은 것을 해당 부분만 편집했다는 말이다. 북한말처럼 들리는 쪼가리 단어들은 우리 언론이 ‘통역’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지만 이 말이 원래 있었던 것인지, 섞어 넣은 것인지 그리고 다른 말들은 어디에 있는 지 알 수없다. 러시아에만 하더라도 약15만의 고려인이 살고 있고, 우크라이나에도 1만 이상의 고려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 우크라 남부 니콜아에프주의 주지사가 고려인이다. 이런 것을 검증하는 것이 국정원과 언론의 임무였다는 말이다.

이 영상을 제작한 우크라 스프라브디SPRAVDI는 문화부산하 정부기관이다. 우크라정부 프로파간다기구이다. 당연히 가짜정보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부다노프가 국장으로 있는 군정보국GUR는 테러, 사보타지, 가짜정보로 너무나 악명높은 기관이다. 지난 봄 145명이 학살당한 모스크바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 테러와도 무관하지 않다.

우리가 유럽의 여러 종족을 구분 못하듯, 우크라이나 역시 아시아의 여러 종족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들에게 라오스인이나 베트남인이나 한국인이나 북한인이나 부랴트인이나 다 똑같이 생겼다. 오죽하면 이 번에 파병된? 북한군의 지휘관이라고 우크라 군정보국이 제시한 자가 바그너부대 휘장을 뒤로 두고 찍힌 ‘젠 역 프리고진Zhen Yeok Pro Gozhin’이라는 이름의 인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격전지인 토레츠크에서 체포된 북한군 포로라고 내 놓은 인물도 가관이다. 미군복 비슷한 것을 착용하고 우크라이나어로 우크라이나시를 줄줄 읽어 댄다. 거의 관객모독수준의 조작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한국언론은 지금 그냥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고 있는 것이다. 미영언론이야 그대로 베껴도 한국언론의 열등감의 원천인데다, 이 들 한국 언론인의 유전자가 이미 변형이 된지라 나로서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입만 열면 10대 경제강국 어쩌고 하면서 유럽의 최빈국 우크라이나 첩보국이 불러주는 대로 베끼는 것은 좀 아니지 않은가. 게다가 현재 패전을 눈앞에 둔 우크라 전쟁판에 끼어 전쟁을 하자고 선동질도 서슴지않고 하고있지 않은가. 우리의 젊은 이들이 생면부지의 우크라이나전장에서, 이른바 ‘파병’된 북한군하고 싸우자고 선동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우크라에선 현재 북한병사를 ‘먹을 것으로 꼬시면’ 넘어 올 것이라는 인종주의적 발언도 서슴지 않고 나온다. 이들에게 한국은 좀 잘사는 같은 인종에 불과하다. 다른 서방나라에서 돈을 안주니 졸부나라 한국이라도 벗겨 먹자는 심사에 다름 아니라는 말이다.

그림 12. BBC의 10월 17일자 기사

내가 알기에 10월 17일자 영국 BBC 극동지국 보도는 북한파병관련 보도중 거의 유일한 현장보도였다. 하지만 여기서는 단지 ‘몇 명의a number of’ 북한사람이 도착했다고 했고, 3,000명은 ‘절대 아니’라고 했다. 이제는 이미 5,000명을 넘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처럼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또 이를 통해 검증하면 될 일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새로운 것들이 나올 것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아무도 가지 않았다.

이들 조작된 증거와 자료들을 일일이 하나씩 따지기엔 그 양이 너무나 많다. 일단 여기서는 가장 자주 언급되는 배급받는 영상자료와 관련된 인민군 장교 출신 탈북자의 발언을 소개해두는 것으로 갈음하자.

“1. 인민군 우크라이나 파병 동영상은 가짜다.

이유는,

첫째:

인민군은 외부에 나가서는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하더라도 “야”, “가라” 등의 반말은 하지 않는다.

둘째:

인민군은 군복, 내의, 신발 등 피복을 지급받을 때 앉아 있다가 이름을 부르면 나가서 받지 줄 서서 받지 않는다.

러시아에 있기 때문에 러시아식대로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천만의 말씀이다.

북한 최고지도부가, 국방성이

러시아 군인들의 지휘를 받도록 할까?

러시아 군인들이 군복, 군화 등 물자를 내주는 걸 허용할까?

허용하지 않는다.

“장군님의 전사”들에게 러시아 쫄병들이 지시를 한다고? ㅋㅋㅋ

말 같은 소릴해라.

미군 지시를 받던 애들은 그렇거니 하겠지.

근데 북한 애들은 다른 인종, 다른 군대의 지시를 받아본 일이 없는 애들이야.

당연히 러시아 군인이 줄을 서라고 하면,

“저 xx는 뭐지?” 이러는 거지.

그담엔 말을 듣지 않아.

북한 사람들은 외부에서 “탁”하고 치면 뭉치는 버릇이 있거든.

어떤 경우를 들 수 있냐면,

해외노동자들의 경우 외국인들하고 싸우는 일들도 있다는 거지.

그리고 사람이 사는 집단이다 보니까 북한 노동자들 사이에도 알륵이 있고 싸우기도 한다는 거야.

그런데 외국인들하고 싸움이 일어나면 “원쑤”처럼 대하던 사람들도 하나같이 편을 든다는 거야.

“상관상급의 명형지시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과 무조건 적인 집행정신은 군사복무의 기본입니다.”

요건 “김일성의 교시”거든.

그런데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원칙” 이라는 게 있어.

상관상급의 지시라고 하더라도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에 어긋나면 집행하지 않아도 돼.

인민군의 최고사령관은 “김정은”이고,

인민군 병사들의 지휘관은 엄연히 “조선로동당 정치국”에서 임명한 사람들이라는 거지.

인민군 병사들에게 명령•지시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러시아 군인”들이 아니라 “조선로동당”에서 임명한 군사지휘관들 뿐이라는 거야.

그러니까 쫄린스키네가 내보낸 동영상은 가짜라는 거지.

그리고 북한이 러-우 전에 참전한다면 참전 명분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참전할거다.”

이제 이 거대한 부끄러움 누구의 몫이냐, 한국도 북한파병건으로 이제 본격적인 ‘포스트트루스 시대’로 진입했다고 본다. 이제부터 싸움은 무엇보다 거대한 기득권이 된 언론과의 진실싸움일 지 모른다.

7. 맺는 말

첫째, 북한군파병설 사태는 한국사회가 시나브로 ‘포스트 트루스’시대에 불가역적으로 진입했음을 고지하는 중요한 사건이다. 좌우나 진보보수나 막론하고 언론은 이제 권력을 위해 ‘동의를 제작manufacturing consent’하는 기능에 특화된 사회내 일 심급으로 스스로 자리매김했다. 진실이나 사실은 이 제도심급의 과거 한 때 불가분적 가치이자 규범이었지만 이제는 언론 스스로 이것으로부터 분리, 자립화되었다.

둘째, 사안자체로 돌아가 볼 때, 정부나 언론은 ‘합리적 의심’으로부터 자유로운 그런 반박불가능하게 ‘검증’된 파병의 증거를 제시하는데 실패했다. 제시된 증거나 자료는 국정원이 제시한 위성사진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전부가 우크라 당국이나 첩보조직의 생산물이었다. 그리고 그 어디도 이것들의 ‘원본’을 제시하지 않았고 또 우리 역시 찾을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사건초기 즉 젤렌스키가 북한군 파병설을 올린 시점까지도 우리 정부 안에서 조차도, 병력과 인력, 파병과 파견, ‘의견과 사실’(권혁철기자)에 대한 구분은 존재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8일 국정원의 조사결과 발표이후 인력은 병력으로, 파견은 파병으로, 의견은 사실로 확정되었다. 쉽게 말해 조사결과 사실이 확인된 것이 아니라, 외부의 어떤 힘과 판단에 따라 그렇게 사실이라고 불리는 것이 ‘제작’되었다는 말이다.

셋째, 이후부터 ‘확인’하는 과정은 그 훨씬 이전에 있었음에도 정부와 국정원은 유독 ‘확인’이란 단어를 남발했고 이는 결국 대통령에게까지 올라가 이제 피드백이 불가능한 것으로 고착되었다. 의견은 100퍼센트 사실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까지도 ‘신성’동맹 미국은 ‘확인’을 거부했다. 정보는 같이 해석했지만 우리만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가재는 게편이라 결국 미국도 ‘확인’ 대열에 동참했다. 그렇지만 꼬리표는 달았다. 가긴 갔는데 왜 갔는지는 모르겠다는 말이다.

넷째, 파병을 하든 말든 실은 북러관계다. 그것이 왜 우리 안보에 위협사안인지 정부나 국정원은 설득력있게 설명하지 못했다. 그런데 막상 파병주고 받는 양국이 파병아니라고 하니, 언론이 나섰다. 우크라이나 군정보국이 마구잡이로 살포한 첩보를 함부로 단정했고, 그래서 이것 역시 ‘정보’로 둔갑시켰고 그래서 ‘사실’로 제작했다. 확인되었다는 주장이다. 그런 점에서 24일 파병의 한 쪽 당사자 푸틴의 등장과 그의 언설은 이 가설의 더미를 기정사실화했던 세력에겐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러시아어에 대한 무지를 방패삼아 푸틴의 말을 위변조했다. 그의 미국 기자에 대한 ‘조롱’조차 ‘사실 인정’으로 즉 ‘부인하지 않아’라는 식으로 견강부회를 시도했다. 다른 해석이 나오면 그냥 없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방치하면 될 일이다. 사실은 이미 확인되었고, 이건 내 거야 식이었다.

다섯째, 나는 단 한 번도 북한의 혹은 러시아의 상호파병 가능성을 부인한 적이 없다. 그것은 그들의 일이다. 간섭한다고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그들은 그들이 정한 절차에 따라 파병을 할지, 무기 지원을 할지, 한다면 무엇을 할지 그렇게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로 또 무엇을 주고받을 지도 말이다. 그전에 남은 절차를 완료하고자 할 것이다. 그렇게 절차가 끝나면, 만일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간다면 별도의 꽤 긴시간의 훈련이 있어야 한다. 우크라이나전쟁은 현대전쟁의 개념을 바꾼 전쟁이다. 며칠 연해주에서 바람 쐰다고 적응되는 그런 것이 전혀 아니다. 수많은 신형 장비도 숙달되자면 한 참이 걸릴 거로 본다. 그래야 이른바 ‘상호작전운용성’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럴 리가 없지만 지금 투입되는 것은 러군에게 조차도 아무 도움이 되질 못할 것이다.

여섯째, 이와 별도로 한국군의 루마니아 우회 파병가능성이 그냥 루머로 그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신속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젤렌스키의 의도는 지금까지처럼 나토의 용병이 아니라, 나토의 파병에 있다. 그래야 좀 더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한국군이 제1번이 되어야 할 그 무슨 긴급한 이유가 혹 있는가?

<부록: 푸틴 카잔 브릭스정상회담 기자회견 북한 파병관련 영역본>

News conference following 16th BRICS Summit

The President of Russia is giving a news conference following the 16th BRICS Summit.

• October 25 at 오전 4:20

Question: Mr President, Keir Simmons from NBC News.

Mr President, satellite images are said to show North Korean troops are here, in Russia. What are they doing here and wouldn’t that be a massive escalation in the Ukraine war?

And, Mr President, we are weeks away from US election. Russia again is accused of interfering, and that you have had private conversations with former President [Donald] Trump. Have you been speaking with him? And what have you been saying?

Vladimir Putin: Allow me to address the first part of your question.

Images are a serious matter. If images exist, they indicate something.

I would like to draw your attention to the fact that it was not Russia’s actions that precipitated the escalation in Ukraine, but rather the 2014 coup d’etat, supported primarily by the United States. It was even publicly disclosed how much financial support the then US Administration allocated towards preparing and orchestrating this coup. Is this not a pathway to escalation?

Subsequently, we were misled for eight years with assurances that everyone sought to resolve the conflict in Ukraine through peaceful means, specifically via the Minsk Agreements. Later on, and I am certain you have heard this as well, several European leaders openly admitted that they had been deceiving us, as they had used that time to arm the Ukrainian military. Is this not the case? It is indeed.

Further steps towards escalation involved Western countries actively arming the Kiev regime. What was the outcome? It led to the direct involvement of NATO troops in this conflict. We are aware of the actions undertaken and the methods employed when unmanned marine vehicles are deployed in the Black Sea. We know who is present there, from which European countries – NATO members they are, and how they conduct these operations.

The same applies to military instructors, not mercenaries, but military personnel. This also pertains to the deployment of high-precision modern weaponry, including missiles such as ATACMS, Storm Shadow, and so on. Ukrainian servicemen cannot execute these operations without space reconnaissance, target indication and Western software – requiring the direct involvement of officers from NATO countries.

With regard to our relations with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you may be aware that the Treaty on Strategic Partnership was ratified, I believe, just today. It has Article 4, and we have never doubted the fact that the DPRK leadership takes our agreements seriously. However, it is up to us to decide what we will do and how we are going to do it, and we will act in accordance with this article. First, we need to hold talks regarding the implementation of Article 4. However, we will be in contact with our North Korean friends to see how this process unfolds.

In any case, the Russian army is acting confidently on all fronts, which is a well-known and undisputed fact. It is advancing on all sections of the frontline. Active operations are underway in the Kursk direction as well. A portion of the Ukrainian forces that invaded the Kursk Region, about 2,000 troops, has been blocked and encircled. Attempts are being made to break this group free from the outside and from within, but they have remained unsuccessful so far. The Russian army has begun an operation to eliminate this group.

http://en.kremlin.ru/events/president/news/75385?fbclid=IwY2xjawGJRIlleHRuA2FlbQIxMQABHYXJK3rdPGlRdOcqP691PHz-bB-2BLwcapRvWqZDDxORvALeX_1sMjE6TA_aem_wNnTnC76EDc3mysWUsdxWg&sfnsn=mo


1) <UN헌장>제 51 조
이 헌장의 어떠한 규정도 국제연합회원국에 대하여 무력공격이 발생한 경우,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자위권을 행사함에 있어 회원국이 취한 조치는 즉시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된다.

2) https://antimaydan.info/2024/10/uzhnaya_koreya_reshila_otkryto_povoevat_s_rossiej.html

3) https://youtu.be/EbQsoTRQq6Q

Related post

한미 관세협상, 전략은 무엇인가?

헤즈볼라의 리질리언스(resilience, 회복력)

쿠르스크 전투 2024

세계적 격변이 다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