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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력을 넘어서: 미국 인도 태평양 사령부의 전략적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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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로 사령관의 ‘압도적 승리’ 개념은 외교적 수완과 지역 파트너와의 세심한 소통과 함께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사무엘 파파로 사령관의 지휘 아래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INDOPACOM)는 인도 태평양에서 적의 행동을 막고 방어할 수 있는 준비태세와 능력을 강조하는 ‘압도적 승리’를 위한 지휘 지침을 채택했다. 통합 억지력을 넘어서는 이 프레임워크는 특히 중국의 도전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군이 어떤 분쟁에서도 확실히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압도적 승리’ 프레임워크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의 기존 전략 및 작전 방향의 변화를 의미하며, 지역적 안정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위험에 대한 내성이 높아졌음을 나타낸다. 또한 중국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 방식이 강화되고 이전 인도 태평양 사령관의 미국 군사력에 대한 예측에서 크게 벗어남을 반영한다.​

개념적으로 ‘압도적 승리’ 접근법은 존 아퀼리노 전 사령관의 ‘주도권 장악’ 프로그램에서 구축한 토대에 기반한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사전 억제, 동맹 통합, 다영역(공중, 지상, 해상, 사이버, 우주)에서의 작전 유연성 향상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그의 접근 방식은 위협이 완전히 구체화되기 전에 지역 안보 환경을 형성하여 미군이 적보다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보장하고자 했다.​

인도태평양사령부 지도부는 미 합동군의 파괴력 향상, 위기나 분쟁에 대응하고 승리할 수 있는 준비태세 강화, 미국 동맹국 및 파트너와의 상호운용성 증진을 우선순위에 두고 이 접근법을 발전시켜 왔다. ‘압도적 승리’에 초점을 맞추면 미국과 동맹국은 침략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어떤 지역적 위협에도 단호하게 대응할 준비를 보장한다. 이를 위해 파파로 사령관과 인도태평양사령부 지도부는 역내 국가들에게 호소와 ‘완전 무장’을 권장하는 군사적 대비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촉구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특히 파파로 사령관이 “보복주의, 수정주의, 팽창주의”로 설명한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단순한 억지력을 넘어 중국의 침략에 대한 실행 가능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인도태평양사령부 지도부는 미국이 중국과의 제한된 지역 분쟁, 특히 대만 해협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널리 퍼진 믿음에 도전하며 미국과 동맹국이 궁극적으로는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표명했다. 군사적 우위, 작전 탄력성, 동맹국과의 공조를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현상 유지가 아닌 승리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특히 ‘압도적 승리’ 개념은 인도 태평양, 특히 중국에 대한 미국 전략의 자연스러운 진화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기술과 무역에서 해양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와 러시아에 대한 지원 및 대만에 대한 태도에 이르기까지 중국과의 갈등을 감수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전투사령관으로서 파파로 사령관의 접근 방식은 인도 태평양에서 미국의 군사 정책을 형성하는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 전략과 일치하며 이 전략을 강화한다.​

파파로 사령관 재임 4개월 후, 인도태평양사령부 지도부는 이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미국의 동맹국과의 관계를 재정의하고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활동에 대응하고 있다. 2024년 7월,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일본에 합동군사본부를 설립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미일 동맹의 확장을 지원했다. 3성 장교가 지휘하고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직접 감독하는 새 사령부가 가동되면 일본 자위대와 협력하여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지휘 통합을 개선하며 합동 작전의 상호 운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주일미군이 합동 사령부로 재구성되면 특히 중국의 일본 영해 및 영공 침범 증가에 대응하여 미일 군사력이 강화될 것이다. 인도태평양사령부 지도부는 일본 방위에 전념하고 있으며, 억지력이 실패할 경우 미일 연합군이 중국의 침략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압도적 승리’ 모델은 파파로 사령관이 최근 필리핀을 방문해 안보 파트너로서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역할을 재확인하는 자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필리핀 군과의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겠다는 그의 공약과 남중국해에서 미국 함정이 필리핀 선박을 호위할 수 있다는 그의 제안은 중국과의 직접적인 충돌 위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군사력을 사용하여 지역 안보 역학을 형성하려는 인도태평양사령부 지도부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침략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권을 확립하려는 공세적 태세다.​

인도태평양사령부 지도부는 중국의 침공 시 수천 척의 무인 함정, 잠수함, 항공기를 배치해 대만 해협을 ‘지옥도’로 만드는 시나리오를 설명하며 대만에 대한 ‘압도적 승리’ 접근 방식이 어떤 모습일지 암시하기도 했다. 이 공격적인 전술은 자산을 배치하고 중국군과 싸울 시간을 벌어 미국의 ‘거리의 폭정’에 대응하는 것이며, 심지어 잠재적으로 중국 본토에 대한 공격까지 포함한다.​

‘압도적 승리’ 접근법은 미국의 군사 작전에 긴박감을 불어넣었지만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는 중국과 맞서려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의지에 공감하지 않으며 중국을 역내 안정화 세력으로 간주한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들은 중국이 아닌 미국을 지역에 불안정을 가져오는 행위자로 인식한다. 또한 이 지역의 비영어권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비동맹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과 안보 문제 사이에 괴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에서도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 남중국해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이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압도적 승리’ 전략을 계속 지지할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미일 주둔군지위 협정을 지지하지만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과 나카타니 겐 방위상 등 일부 내각은 이에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7년 대선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보다 중국에 대해 덜 매파적인 입장이다. 대만의 집권당인 민진당 내에서도 파파로 사령관의 ‘지옥도’ 계획에 따른 대만에서의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역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사령부 지도부는 ‘압도적 우세’ 지침에 명확한 위기 방지 조치를 포함하고, 경우에 따라 중국에 도움이 되더라도 분쟁 해결을 위한 주요 도구로서 협상을 강조해야 한다. 전략적 메시지에 대해 미국 대사관과 긴밀히 협력하는 것도 아시아에서의 미국 활동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는 데 중요하며, 중국군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행히도 파파로 사령관은 이러한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으며 최근 인민해방군 남부전구와 논의를 진행했다.​

파파로 사령관의 ‘압도적 승리’ 개념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군사 작전의 대담한 진화를 보여준다. 중국이 계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함에 따라 미국은 분쟁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확실하게 승리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델이 성공하려면 외교적 수완과 지역 동맥국과의 신중한 소통이 병행되어야 군사적 대비가 장기적 안정을 희생하지 않을 수 있다.​

원문 출처: https://nationalinterest.org/feature/beyond-deterrence-us-indo-pacific-command%E2%80%99s-strategic-shift-213249

번역: 황정은 (국제전략센터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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