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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새로운 프론티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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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연신 발표하는 캐나다 합병 의사, 그린란드 구매 계획, 그리고 파나마 운하에 대한 미국의 직접 통제를 회복하겠다는 발언에 대한 서방 세계 대표들의 초기 반응은 단순히 기이한 도발적 발언으로 치부하는 분위기였지만, 이는 단순한 도발도, 쇼도 아닌 새로운 정치적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의 계획들은 현재 논의되고 있으며, 이에 맞서려는 움직임도 있고, 유엔에 호소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요컨대, 이들은 분노의 단계에서 협상의 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의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트럼프는 자신의 발언에서 과거 역사적 시대에 미국 정치인들 사이에서 논의되지 않았던 어떤 것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00년간 지리학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변한 것이 없으며, 지난 30년간 탈공간적 세계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은 역사적인 곡절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는 구호 아래 공간적 제국으로서의 새로운 판본인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구상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결코 숨기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에게 있어 미국의 새로운 프론티어 전략은 매우 논리적이다.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트럼프의 독트린은 미국 사회에 미국의 새로운 위대함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트럼프에게는 불안정한 미국 사회를 고려할 때 빠른 성공이 매우 필요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미국의 조건에 맞춰 종식시키는 것은 분명히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밀려올 미국 사회의 분노의 물결이 어디로 향할지는 트럼프 팀도 생각하기가 기껍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유럽-대서양 프론티어는 미국 중심의 세계화가 위기에 처하더라도 미국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통합된 거대 지역(지정학적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지정경제적 관점에서)을 형성하려는 시도이다. 트럼프 독트린의 등장으로 미루어 볼 때, 이러한 시나리오는 미국 엘리트들 사이에서 충분히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유럽-대서양 지역부터 새로운 프론티어를 구축하는 것은 유럽에 거점을 마련하려는 트럼프에 적대적인 자유주의 글로벌리스트 세력이 유럽-대서양 기관들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반면에, 트럼프가 제시한 세 가지 “포지션”은 공간적-국가적 현상 유지를 재검토하려는 시도가 단지 시험적인 단계에 불과하다고 추측해볼 수도 있다.​

향후 “원래 미국의 영토” 목록은 미국의 통제하에 두거나 반환해야 할 지역으로 점차 확대될 것이다.

“지정학적 강압”의 논리는 러시아에 대해서는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미국의 패권에 의존하고 그 약함을 느끼는 동맹국들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만약 미국의 행보가 최소한의 군사적 성격을 갖게 된다면 그들이 미국의 위협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된” (집단)서방은 트럼프가 단지 규칙 기반의 세계 개념을 논리적으로 마무리한 것뿐이라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자신들도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규칙을 설정하는 데 일정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진지하게 믿었으며, 강자의 권리를 제한하던 국제법을 무너뜨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세계 발전의 논리는 그들 스스로가 그런 규칙이 적용되는 대상이 될 운명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그들에 대한 규칙은 워싱턴에서만, 오직 그곳에서 설정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쉽게 말해, 그들은 더 큰 포식자에게 지리적 정치적 먹잇감이 된 것이다.​

원문출처: https://t.me/dimonundmir/18756

번역: 문정옥 (다극화포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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