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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의 심층분석] 이란은 왜 확전escalation을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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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소모전과 대미 경제전쟁

매일의 전황보다 중요한 것은 전쟁의 구조와 경향을 읽는 일이다. 이미 처음부터 언급했고 또 이제 확인되는 것은 미국은 단기/국지전(제한전)개념에서 전쟁을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전쟁을 이해 못하는 총사령관 트럼프 역시 4-5일에서 100일까지 그 전쟁기한을 놓고 매일 오락가락한다. 전략도 플랜B도 없었다는 말이다. ‘전시에 적이 원하는 것은 그 어떤 것도 해서는 안된다’는 나폴레옹의 격언처럼 이란은 장기전/지역전 즉 확전개념이다. 내가 애용하는 말을 덧부치자면 “당신은 원하는 아무 때나 전쟁을 시작할 수 있지만, 당신이 원하는 아무 때나 전쟁을 끝낼 수는 없다”(마키아벨리).

푸틴에게 중재를 간청하는 트럼프가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은 여러 군데서 확인된다. 어린 애가 금새 장난감에 싫증내듯 이 전쟁이라는 ‘비즈니스’에 벌써 싫증이 난 것일까. 이란은 전쟁의 구조에서 보건대 ‘지지않으면 이기는’ 전쟁이다. 그리고 전쟁은 이미 역내에 확전되고 있다. 아래 그림2는 레바논전선이다. 여기서 그사이 역량을 많이 회복한 듯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지상전을 펼치고 있고, 이스라엘이 고전하고 있다. 특히 헤즈볼라의 로켓폭격으로 이스라엘 북부지역이 얻어 맞고 있다.

그림3은 이라크북부 전황이다. 이라크북부 쿠르드반군에 대한 이란의 맹렬한 폭격이 계속된다. 이라크의 강력한 인민동원군(Popular Mobilization Forces PMF)이 지대공 미사일로 미군의 공중급유기 KC-135가 격추시켰다는 보도에서 보듯이, 이미 미군과의 교전이 계속중이다. PMF는 단순한 무장단체가 아니다. 70여개의 무장분파가 결합된 약 24만명의 전투원을 보유한 즉 일국규모의 군대를 보유한 친이란 시아파 군대다.

아직 안사르알라(후티)정부군의 교전소식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전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PMF, 안사르알라군은 이란의 역내 프락시이고 이미 전쟁은 역내로 즉 지역전으로 확산되고 있는 과정이다.

전쟁은 이렇게 횡적으로 확장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적으로도 심화되고 있다. 즉 호르무즈해협의 봉쇄다. 기뢰부설에 대한 다소 엇갈리는 소식이 들어오고 있지만 어쨌든 봉쇄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가 약속한 무장호위하의 통과는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중부사령부가 발표한 이란 기뢰부설선 16척 격침은 전과 부플리기로 의심된다. 중부사령부는 심지어 10배까지 부풀리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곳이 33킬로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상하행 통행폭은 각각 3킬로에 불과하다. 그리고 재래식 기뢰부설선이 아니라도, 수중, 수상등 각종 무인드론 심지어 미사일로도 기뢰부설이 가능하다. 따라서 봉쇄는 의지와 선택의 문제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해협이 봉쇄되지 않은 이유는 이란의 ‘자제’때문이지, 미/이스라엘의 군사력 때문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이란쪽에서는 서방이 지금까지 ‘호의를 권리로’, ‘배려를 약점으로’ 착각했다고 보는 것이다.

호르무즈해협은 글로벌 세계경제의 ‘급소pressure point’다. 또한 페트로달러체제의 최고 취약점이다. 걸프국가들의 왕정체제는 석유를 달러로 결제하고, 그 달러로 미재무성채권과 미국산 고가무기를 구입하고 또 미국에 영공과 기지를 내주면서 권력을 유지하는 하나의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그 군사기지를 통해 미국은 서아시아 패권을 유지해온 것이다. 하지만 이란은 이 시스템과 구조변경을 지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일차적으로는 미국이 이란의 은행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지만, 이란이 걸프국가의 증권거래소을 공격하는 것은 바로 이 달러리사이클링 체제를 붕괴시키겠다는 신호다.

지금까지 서아시아분쟁은 미/이 공격-휴전-공격-휴전의 공식을 반복해 왔다. 이란은 이 공식의 해체를 요구한다. 그래서 미국군사력이 투사되는 그 원점, 즉 왕정국가들의 미군기지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군사적으로 말하자면 여기가 ‘중력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봉쇄는 이란의 ‘삼손옵션’이다. 흔히 삼손옵션은 이스라엘의 핵무기를 의미한다. 그래서 이란의 해협봉쇄는 전쟁이 최종심으로 향한다는 의미다.

이란은 ’휴전으로 얻을 것보다, 확전으로 잃을 것이 더 적다‘는 전략적 판단하에 역내 지정학적 대전환 즉 구조변경 혹은 신질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휴전은 막대한 희생을 댓가로 확보한 신질서, 새로운 역내 억지deterrence경향의 레버리지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기존의 방정식에 기초해 휴전이라는 출구전략을 모색한다. 과거 우크라이나분쟁에서 민스크1,2라는 러시아의 전략적 오류는 더 큰 전쟁을 불러왔다. 서아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공격-휴전-공격-휴전의 순환구조는 전쟁의 덩치만 더 키워왔다는 것이다. 이란은 이 악무한을 단절시키길 원한다. 새로운 억지에 기초한 평화체제 말이다.

전쟁 2주동안 미국/이스라엘은 하던대로 해왔다. 즉 공중우위에 기초한 ’화력‘전 말이다. 여기에 이란은 ’전략‘으로 응전했다. 미국은 베트남전에서 압도적 화력하에 전투에서 진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전쟁에서 패배했다. 공중폭격만으로 레짐체인지된 역사적 전례가 없듯이, 화력만으로 이긴 전쟁도 그 예가 몹시 드물다.

이 전쟁은 이란이 강요하는 장기 소모전,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해협봉쇄를 통한 ’대미 경제전쟁‘에 미국이 얼마나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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