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레바논 딜레마: 테헤란은 헤즈볼라를 저버렸는가?

124

‘저항의 축’ 와해 위기와 미·이란 휴전 사이의 전략적 딜레마: 집단 억제력 보존과 역내 안보 질서 재편을 향한 테헤란의 고심

하미드레자 아지지(Hamidreza Azizi)

미-이란 휴전 발표가 있은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발생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레바논 공습은 이슬라마바드에서 예정된 협상에 즉각적인 불확실성을 주입했습니다. 테헤란의 관점에서 볼 때, 레바논을 배제한 그 어떤 휴전도 근본적으로 불완전하며 수용 불가능한 것입니다.

이란 관리들은 파키스탄의 중재를 통해 도달한 합의에 기초하여, 휴전의 범위가 지역 전체를 포괄(regional in scope)해야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습니다. 따라서 레바논의 제외는 기술적 과실이 아니라 정치적 기조의 변화로 간주됩니다.

테헤란의 해석에 따르면, 이러한 기조 변화는 도널드 트럼프가 베냐민 네타냐후와의 협의를 거쳐 이스라엘의 우선순위에 보다 밀착하기로 한 의도적인 결정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는 미국의 공약이 지닌 신뢰 결여라는 이란의 해묵은 우려를 재확인시켰습니다. 이러한 조건 하에서 협상에 임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위험하고 정치적 비용이 큰 행위로 간주됩니다.

동시에 이란은 확고한 레드라인을 설정했습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공격 강도의 완화(reduction in tempo)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테헤란은 완전한 중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입장은 이란의 기동 범위(room for maneuver)를 제약하는 역내 및 국내의 심층적인 구조적 압박을 반영합니다.

이란 내 분석가들은 현 상황을 워싱턴과 텔아비브가 이란을 ‘양패구상(lose-lose scenario)’으로 몰아넣기 위해 계산된 전략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늘고 있습니다.

만약 이란이 이스라엘의 행동에 대응하여 군사적 수위를 높인다면, 특히 국내적으로 휴전을 파기했다는 비난을 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이는 전쟁에 대한 대중의 광범위한 피로감을 고려할 때 특히 민감한 사안입니다.

정권에 반드시 우호적이지는 않더라도 이란 국민의 상당 부분은 휴전을 안정을 향한 경로로서 환영했습니다. 따라서 재차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은 대중의 반발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국내 우선순위를 희생시키면서 레바논과 가자지구 등 역내 갈등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다수 이란인의 기존 인식과 맞물려 더욱 악화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란의 그 어떤 군사적 대응도 내부적으로는 국가 방위가 아닌 외부 행위자들을 대리한 전쟁으로 규정될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정치적 위험을 수반하는 해석입니다.

동시에 절제(restraint)에도 비용이 따릅니다. 대응에 실패할 경우, 헤즈볼라에 상당한 동질감을 느끼며 가시적인 행동을 기대하는 이슬람 공화국의 핵심 이념 지지층을 소외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비록 소수일지라도 고도로 조직화되어 있으며 정치적으로 중요한 이들 지지층은, 정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 대해 이미 가시적인 좌절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테헤란은 전쟁에 지친 대중과 결집된 이념 지지층이라는 두 갈래의 대립하는 국내적 압박 사이에서 길을 찾고 있습니다.

이란의 현재 접근 방식은 이러한 압박들의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를 반영합니다. 직접적으로 수위를 높이기보다는 외교적 기동과 간접적인 형태의 압박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외교 전선에서 아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역내 및 유럽의 상대역들과 접촉하며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포괄적 휴전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이와 동시에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확전을 피하는 대신, 자신들의 가장 치명적인 지렛대(leverage point)인 호르무즈 해협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목표는 미국을 압박하여 이스라엘을 제어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휴전 이후 해상 교통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어제 이후 소수의 선박만이 통과했다는 사실은, 압박을 지속하려는 의도적인 노력을 시사합니다.

일부 이란 분석가들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경제적·해상 압박이 미사일 보복보다 전략적으로 더 가치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제한적인 미사일 타격은 연대의 신호를 보내는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심지어 이스라엘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논리는 이스라엘이 실제로는 지속적인 확전을 선호할 수 있으며, 이란의 타격을 흡수해내는 과정에서 보여준 회복력이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억제력(deterrence)의 한계를 노출시켰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이란 내부의 논쟁 구도를 변화시켰습니다. 이제 질문은 대응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대응하느냐입니다.

한 진영은 이란이 미국과의 휴전을 유지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타격을 재개하여, 두 전선을 사실상 분리(decoupling)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워싱턴이 진정으로 긴장 완화에 관심이 있다면, 협상이 병행되는 동안 이란-이스라엘 간의 제한적인 대결을 묵인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지지자들은 이것이 미국을 배제하고 이란이 이스라엘과 직접 대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봅니다.

반대 진영은 더욱 회의적입니다. 그들은 미국의 직접적인 공격 가담이 없더라도 워싱턴이 이스라엘에 군수, 방어, 정보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의 불개입이라는 발상은 대체로 환상에 불과합니다.

또한 갈등 범위를 이란과 이스라엘로 국한하는 것은 이란의 전략적 유연성을 감소시킬 것입니다. 테헤란의 가장 효과적인 지렛대는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의 미국 이익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극명한 전략적 딜레마를 야기합니다. 미국 이익을 포함해 광범위하게 수위를 높이느냐, 아니면 휴전을 유지하며 외교를 추구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이러한 즉각적인 전술적 논쟁을 넘어, 이란 분석가들은 점차 두 가지 더 넓은 전략적 우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평판의 문제입니다. 헤즈볼라를 지원하지 못하는 것은 이란의 지역 네트워크를 지탱하는 상호 지원의 원칙을 훼손할 위험이 있습니다.

만약 테헤란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이라크와 예멘 등지의 동맹국들은 이란을 지원하는 데 따르는 비용이 호혜적으로 돌아오는지 의문을 갖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란의 억제 태세를 약화시키고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 전반에 걸친 영향력을 침식시킬 것입니다.

두 번째 우려는 구조적인 것으로, 역내 세력 균형의 미래에 관한 것입니다. 이란은 현재의 시점을, 특히 페르시아만에서의 지렛대를 통해 그 균형을 재편할 드문 기회로 보는 듯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레바논 작전은 단순한 전술적 조치가 아니라 이란의 지역 네트워크를 파편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입니다.

헤즈볼라와 같은 개별 거점(node)을 고립시키고 압박함으로써, 이스라엘은 조율된 다면적 대응을 차단하려 시도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는 이란의 동맹국들이 차례로 약화되어 테헤란 자체가 더 노출되는 새로운 전략적 현실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반면 이란의 목표는 ‘집단 억제(collective deterrence)’ 모델을 보존하는 것입니다. 즉, 한 행위자에 대한 공격이 광범위한 지역적 대응을 촉발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러한 논리는 휴전 범위에 레바논을 포함시키려는 테헤란의 집요한 요구를 설명해 줍니다. 이란에게 이는 부차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역 안보 구조를 유지하는 핵심 사안입니다.

결국 테헤란은 현재의 위기를 전술적 과제이자 전략적 변곡점(strategic inflection point)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국내적 압박, 동맹에 대한 공약, 그리고 강대국 역학 관계 사이에서 이 순간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가 협상의 성패뿐만 아니라 향후 지역 질서의 윤곽을 결정짓게 될 것입니다.

Related post

팍스 실리카(Pax Silica) 논쟁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에게…리야드의 중심에서 전하는 메시지

트럼프, 이란과의 전쟁 재개 태세 갖춘 듯

‘장기판의 말’에서 ‘혈액팩’으로?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이 인도에 던지는 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