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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의 회랑: 시리아와 이라크로의 이스라엘 확장을 떠받치는 숨겨진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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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반트 지역의 그늘 속에서 조용히 새로운 지정학적 회랑이 형성되고 있다. 이 회랑은 점령된 골란고원에서 시리아 남동부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이라크 국경을 향해 뻗어 나간다. ‘다윗의 회랑(David’s Corridor)’으로 알려진 이 경로는 단순한 군사 통로가 아니라, 훨씬 더 거대한 지역적 구상의 전략적 토대이다. 이스라엘에게 시리아로의 확장은 방어적 조치가 아니라, 중동의 지도를 새로 그리기 위한 계산된 행보다.

‘대이스라엘 프로젝트’의 거점

다윗의 회랑은 아랍 세계의 중심부에 이스라엘의 영구적 거점을 설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곳은 인접 국가들을 더 작고 분열되고 약화된 단위로 쪼개려는 확장주의 교리인 ‘대이스라엘 프로젝트(Greater Israel Project)’를 위한 발판 역할을 한다. 이 회랑을 통제함으로써 이스라엘은 이 지역의 지리적·정치적 미래에 대한 장기적 영향력을 구축하고 있다. 남부 시리아는 주권이 분열되어 있고 외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어, 이러한 전략을 실행하기에 완벽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스라엘이 이 지역에서 활동을 확대하는 것은 위협을 격퇴하거나 드루즈 소수민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의 ‘체스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배치하기 위한 것이다.

이라크: 다음 목표

시리아로의 확장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진정한 전략적 목표는 동쪽, 이라크에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라크에서 이스라엘과 서방의 영향력에 저항하는 중심 거점 역할을 하는 시아파 종교·정치의 요충지인 나자프(Najaf)와 카르발라(Karbala)에 침투하려 한다. 이들 거점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은 이라크 내 권력 균형, 나아가 더 넓은 ‘저항의 축’ 전체의 균형을 흔들 수 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은 대리 세력, 특히 미국이 통제하는 탄프(Tanf) 기지에서 활동하는 ISIS 잔당에 의존한다. 이들 세력은 이념적으로 다르지만, 단 하나의 목적—이라크의 단결을 분열시키고 종파 갈등을 점화시키는 일—을 수행한다. 이 회랑이 요르단, 이라크, 시리아 삼국이 만나는 전략적 접경지대에 가까워지면서, 이스라엘은 이라크 국경을 넘어 요원과 무기, 혼란을 상대적으로 손쉽게 유입시킬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요르단의 역할은 수동적이든 공모적이든 간에, 이스라엘에게 남쪽 방어선을 제공함으로써 이라크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동안 배후를 안전하게 지켜준다.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정보와 공중력

다윗의 회랑이 시리아와 이라크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외에도, 이 회랑은 이란을 상대로 한 결정적 우위를 제공한다.
이 회랑이 가동되면 다음과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 이란 영토 깊숙한 곳까지 이어지는 정보 수집 및 잠재적 군사 공격을 위한 공중 경로 제공
• 시리아에서 이라크, 그리고 잠재적으로는 이란 서부로 이어지는 네트워크를 통한 현장 정보망 구축
• 테헤란에서 바그다드, 다마스쿠스, 베이루트로 이어지는 ‘저항의 호(arc of resistance)’를 감시·교란하는 플랫폼 제공

즉, 이 회랑을 장악함으로써 이스라엘은 전면전을 직접 개시하지 않고도, 적국 영토 깊숙이 전례 없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다윗의 회랑은 단순한 전술적 조치가 아니라, 장기적인 지역 구도의 조용하지만 변혁적인 한 걸음이다. 이스라엘은 시리아로 확장하고 이라크를 겨냥함으로써, 중동의 권력 균형을 다시 쓰려 하고 있다. 대리 세력, 강화되는 정보 능력, 확장되는 회랑을 갖춘 이스라엘은 이제 단순히 국경을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출처: Ibrahim Majed 의 X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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